국내 은행, 밸류업 정책에도 낮은 주주환원율…왜 여전히 저평가받는가?
국내 은행의 '밸류업' 노력, 시장은 왜 냉담한가?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이 주주가치 제고(밸류업)를 핵심 경영 과제로 삼고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적극적인 정책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내 은행주들은 여전히 '저평가'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본 글에서는 최근 발표된 LS증권 및 블룸버그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은행의 주주환원율 현황과 이를 둘러싼 시장 평가를 분석해 본다.
1: 총주주환원율(Total Shareholder Return)의 개념과 중요성
총주주환원율(TSR, Total Shareholder Return)은 순이익 대비 주주에게 환원된 이익의 비율로, 배당금,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포함한 지표다. 이는 단순한 수익성 지표가 아니라, 기업이 이익을 얼마나 ‘주주 중심적으로’ 배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기업의 TSR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주친화적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특히 성숙 산업군에 속한 은행 업종에서는 장기 투자자의 핵심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2: 국내 주요 은행의 TSR 현황
LS증권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주요 은행들의 총주주환원율은 다음과 같다.
- KB국민은행: 약 38.7%
- 신한은행: 약 37.5%
- 하나은행: 약 39.2%
이처럼 국내 3대 주요 은행들의 평균 TSR은 약 38%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는 과거 20%대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이긴 하나, 여전히 글로벌 주요 은행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3: 해외 주요 은행과의 비교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평균 TSR은 약 80% 수준에 이른다. 미국, 일본, 유럽 주요 은행들의 경우 배당뿐 아니라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실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2023년 TSR 약 85%
- 도쿄미쓰비시UFJ(MUFG): 2023년 TSR 약 78%
- HSBC: 약 80%에 근접
이처럼 해외 주요 은행들은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있는 반면, 국내 은행은 여전히 4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4: 낮은 TSR이 초래하는 '시장 저평가'
TSR의 차이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된다. 국내 은행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대체로 0.3~0.5배 수준으로, 명백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 반면, 미국 은행의 PBR은 1.0~1.5배, 일본 은행의 경우 최근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0.8~1.0배 수준까지 반등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기업의 실적이 아닌 ‘주주환원 정책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이익이라도 환원율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 결론: '숫자' 이상의 문제, 신뢰와 체계의 문제
국내 은행들이 주주환원율을 서서히 높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해외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단순한 배당 확대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① 지속 가능하고 명확한 환원 정책 수립
② 중장기 환원율 가이드라인 제시
③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위와 같은 구조적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내 은행의 저평가 상태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금융당국의 배당 정책 유도, 은행 내부의 인식 전환 등이 맞물려야 국내 은행도 '글로벌 밸류업 사이클'에 본격적으로 편입될 수 있을 것이다.